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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 쓰는 일의 즐거움/쓰는 일의 즐거움

잡념이 인간 본성이라고?! (도파민형 인간)

by 시엘 Ciel 2020. 3. 26.

 

‘인간 정신의 본성은 떠도는 것이지만 정신이 떠돌 때 인간은 행복하지 않다.’

책 <도파민형 인간>(대니얼 Z. 리버먼 외.)에 나오는 글귀입니다.

생존에 유리하도록 생겨먹은 도파민 때문에 이를 닦으면서도, 샤워를 하면서도, 현재에 집중하지 못하고 다른 생각을 하는 건 인간의 본성이라고 합니다. 본성임에도 불구하고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인간은 잡념에 빠져있을 때 덜 행복하대요. ‘잡념’이라는 게 이런 저런 걱정이나 불안거리이니까 그럴 수밖에 없겠죠?

책에서는 이런 본성에서 벗어나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도파민이 가지고 있는 미래지향성과 세로토닌이 가지고 있는 현재지향성이 일치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가장 대표적인 방법이 ‘자연계’랍니다. 도파민이 가지고 있는 미래지향성이 현재 내가 위치하고 있는 자연의 감각과 합쳐질 때, 우리의 정신은 떠돌지 않는다는 거지요.
또 다른 방법은 ‘창작활동’입니다. 도파민이 만들어내는 미래에 대한 관념을 현재의 감각적 표현으로 옮기라는 거지요. 작곡이나 그림, 혹은 글을 쓰는 등의 창작활동으로요.

제 동생은 항상 너무 즐거워 보여요. 하라는 공부는 안하고 매일같이 엄마 눈치나 보면서 몰래몰래 작곡을 하는데도 늘 행복해 보입니다. 가끔 실없는 말을 하고 이상한 춤을 추긴 하지만 불평이나 불만이 별로 없어요. 뭐 저런 인간이 있담? 하고 늘 신기해 했었는데 <도파민형 인간>을 읽고 무릎을 탁 쳤습니다. 아하! 저 자식, 작곡을 해서 늘 저렇게 즐거운가보다! 늘 정신이 몰입하는 상태라 그런가보다!

저는 이번 학기에 휴학을 했습니다. 과제도 없고, 이렇게 널널하게 지내보는 게 대학 입학 후에 처음이라 몸은 정말 편합니다. 그런데 마음이 불편해요. 남자친구 때문입니다. 매일이 느긋한 저에 비해 남자친구는 올해 졸업을 하고 직장에 나가 직장생활을 하고 있거든요. 그래서 그런지 연락이 건성으로 느껴집니다. 저도 아르바이트에 가서는 일에 집중하느라 남자친구에게 공들여 답장하지 않아서 이해는 할 수 있어요. 그래도 섭섭합니다. 그리고 이 섭섭함이 제 잡념이 되어 절 괴롭혀요.

잡념에서 벗어나기 위해, 저도 ‘창작활동’을 시작하기로 했습니다. 드로잉입니다. 아래는 오늘 제가 처음으로 그린 발이에요. ㅋㅋㅋ (드로잉 책은 버튼 도드슨의 “드로잉 수업”을 보고 있습니다.) 30~40분 동안 집중해서 그리니 정말 잡념이 사라지더라거요. 게다가 버튼 도드슨의 “드로잉 수업”이 단계에 맞는 드로잉 방법이나 주의할 점, 처음으로 그릴 소재까지 지정해줘서 드로잉을 처음 해보는 저로서는 참고해서 그리기에 정말 좋았어요.

 

끊임없이 자극을 추구하는 도파민 때문에 잡념에 빠져 사는 게 인간의 본성이라니, 정말 신기하면서도 서글픕니다. 잡념이 많은 게 내가 성격이 이상해서가 아니었구나! 하는 생각에 위안이 되기도 합니다.
세상에 나쁘기만 한 것은 없고 좋기만 한 것도 없듯이, 도파민도 양날의 검입니다. 이 검을 어떻게 휘두르면 좀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을지 궁금하시다면 이 책, <도파민형 인간>을 추천드립니다!